[대지에 입맞춤을] 미국사 교과서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내용 중에 ‘더스트 볼Dust Bowl’이 있다. 우리말로는 ‘황진지대黃塵地帶’라고 번역한다. 1930년대 초에 가뭄과 황진, 즉 누런 흙먼지로 황폐해진 미국 중남부에 붙여진 이름이다. 미국 중부 대평원의 일부분으로 콜로라도 남동부, 캔자스 남서부,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의 지역들로 이뤄져 있다. 1900년대 초반, 미국의 농민들은 값싼 땅을 찾아 남부의 평원으로 몰려들었다. 이 지역은 강한 바람과 뜨거운 여름, 빈번한 가뭄 등으로 농사에 적합한 곳이 아니었으나, 제1차 세계대전 기간에 밀 가격이 폭등하면서 농민들의 이주를 부추겼다. 농민들은 수억 평의 초지를 밀밭으로 바꾸어 놓았다. 그러나 1930년대 초반, 가뭄과 대공황이 밀어닥치면서 밀 시장이 ..